이동장에 익숙해지는 연습부터 대피 장소 확인까지
함께 피난하기 위한 준비는 평소 일상에서 시작된다

재난문자가 도착하면 사람은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이동할 곳을 찾는다. 그러나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족에게는 한 가지 질문이 더 남는다. 우리 집 개와 고양이도 그곳에 들어갈 수 있을까.

반려동물의 대피 문제는 언론에서도 다뤄져 왔다. 뉴스1은 2024년 8월 보도에서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를 마련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짚었다. 대피 장소를 정하려면 시설 확보와 함께 운영 주체와 수용 방식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보호자가 미리 확인할 것은 집에서 가까운 대피소의 위치만이 아니다.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지도 알아봐야 한다. 동물이 머무는 공간과 준비해야 할 물품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려동물도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목포시가 공개한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도 사전 계획을 강조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대피시설과 동물병원 목록을 마련하도록 안내한다. 이동 경로와 방법도 미리 정해 두도록 권고한다.

준비는 이동장을 꺼내 놓는 일에서 시작할 수 있다. 위급한 순간 처음 보는 이동장에 들어가야 한다면 동물에게는 대피 자체가 또 다른 공포가 될 수 있다.

군산시의 재난대처 안내는 동물이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석에 숨거나 보호자의 접촉을 거부할 수 있다. 평소 이동장을 편안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도록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출입문 가까이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비상 물품을 마련해 둘 수 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게시된 가이드라인은 대피할 때 반려동물을 이동장으로 옮기고 준비해 둔 재난 키트를 챙기도록 안내한다. 대피 후에도 스트레스로 행동이 달라질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다만 보호자의 준비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면 이동장이 있어도 대피는 막막하다. 동반 가능한 장소와 수용 조건을 주민에게 미리 알리는 일이 개인의 준비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한다는 것이 반드시 같은 방에 머문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과 동물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공간을 나누는 방안도 필요하다. 다른 대피자의 알레르기와 불안도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재난이 닥친 뒤 현장에서 처음 방법을 찾는 상황을 줄이는 일이다.

가족의 대피 계획에 반려동물의 자리가 있는지 살펴보자. 어디로 이동할지. 누가 이동장을 챙길지. 보호자가 집에 없을 때는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함께 살아가는 생명을 위한 준비는 그 질문에서 시작된다.